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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일손 부족은 고된 노동 대비 임금은 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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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거제비정규센터
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2-05-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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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일손 부족? 고된 노동 대비 임금은 낮으니까
잔업·철야·특근 장시간 노동 부족한 임금 채워가며 버텨 
안정적 생산기반 마련 않고 'K조선 재도약'은 어불성설 
외국인 유입 '땜질식 처방'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 우선

'K조선 재도약 전략'의 K는 노동소외의 Kill인가? 자본을 위한 King인가?

세계 1위 조선업 강국은 대한민국이다. 세계 1~5위까지 한국 조선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가 조선업의 강국이 된 데는 역사적인 뿌리가 있다. 2009년 1월 5일 국립김해박물관은 경남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 신석기 유적지에서 통나무로 만든 작은 선박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 약 8000년 전에 만들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그것보다 3400년, 일본의 유적출토품보다 2000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도 거북선과 관련 역사적인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 최초로 철갑선을 만든 것도 우리 민족임은 분명한 듯하다. 세 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한반도의 특성상 조선이 발달했을 것이다.

현대에 와서 1970년대부터 시작된 조선산업은 2000년대에 이르러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와 2014년 유가 급락으로 조선 도시들은 서서히 어둠의 도시로 바뀌었다.

조선 강국을 일떠세웠던 노동자들은 지난 8년 동안 조선 강국에 대한 자부심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기회가 되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남은 사람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살아가고 있다.

조선업의 위기는 경영에서 왔고, 경영에 아무런 참여나 권한이 없는 노동자들은 생존의 절벽 아래로 수없이 떨어졌다.

조선업의 호황기가 다시 시작된다는 지금 조선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꼭 필요하다.

◇10만 명 조선업계 떠나 = 2021년 문재인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통해 '세계 일등 조선 강국 실현을 위한 K조선 재도약 전략'이라는 것을 발표하였다. K조선 재도약 전략을 통해 '세계 1등 조선 강국, 대한민국'의 수성을 지키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였다. 비전은 크게 2022년 조선 인력 8000명 양성, 2030년 생산성 30% 향상,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시장점유율 확대로 글로벌 1위 수성, 건강한 조선산업 생태계 구축 등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13년 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는 조선업은 여전히 움츠리고 있다.

정부는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내놓았지만, 노동자들은 그 K가 노동자를 죽이는 Kill의 K인지, 자본을 King으로 모시는 K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노동 집약형 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조선업의 재도약은 안정적인 노동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늘 노동자들의 노동력의 형편이 어떤지를 보면 조선업의 미래가 보인다.

다시 말하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조선업이 다시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인 것이다.

▲ 2021년 9월 9일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K조선 재도약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9월 9일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K조선 재도약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한 때 20만 명의 조선업 노동자가 2017년 10만여 명, 2021년 기준으로 9만여 명으로 떨어졌다. 지난 10여 년 동안 조선소 노동자들은 살길을 찾아 전국 곳곳으로 흩어졌다. 지난 8년 동안 10만의 노동자들이 떠난 조선소 노동자들은 임금 30% 이상을 삭감당하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도 강제 박탈당했다.

원·하청구조가 천형(天刑)처럼 굳어졌고, 시급제, 일당제, 물량팀 등으로 다단계 착취구조로 자리 잡았다.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노동자들은 저임금, 임금체납, 차별과 숨 막히는 노동 강도, 위험 노출, 무(無)복지로 지옥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남은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50세 가까이 되었고, 마치 농촌처럼 되어 청년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가입할라치면 업체를 폐업하거나 일상적인 노동 통제를 통해 노동조합 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치졸한 방식으로 탄압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 노동자의 현실은 똑같다. 마치 짜고 치는 도박처럼.

그 결과 '조선 강국'이 아니라 '생지옥'이 되었다.

◇최소한의 권리보장부터 = K조선 재도약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인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 2022년 8000명의 인력양성의 근본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있는 사람을 지키는 것이고,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하다가는 수주 절벽에서 생산절벽으로 새로운 위기에 처할 것이다.

조선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대체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반대한다.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녔다던 조선업 호황기에 조선소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았다고 하는데 자세히 보면 임금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잔업, 철야, 특근을 많이 해서 총액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런 장시간 노동으로 임금을 채우다 보니 아직도 잔업, 특근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시간을 줄여서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확대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직 일만 하다가 죽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보통 조선소에는 1공수( 일정한 작업에 필요한 인원수를 노동시간 또는 노동일로 나타낸 수치) =8시간 노동=1일 임금으로 통하는데 심지어 1공수=9시간으로 하는 발판 같은 직종도 있다.

세계 1위 조선 강국인 대한민국은 '조선소=위험=높은 노동 강도=저임금 구조'가 되고 보니 생산절벽의 위기를 당장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지금 조선소 야드(현장)에는 수많은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임금인상 30% 인상하라는 다양한 현수막이다.

취업플랫폼 회사인 잡코리아에 의하면 2021년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의 평균연봉은 7000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 또한 동종사에 비해 500~1000만 원 정도가 작다. 자동차·조선·철강·항공업계 평균연봉 순위를 보면 55위에 지나지 않는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고 확장해나가는 것은 그래서 정당하며,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수준 비정규직 = 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일당제의 경우 소위 포괄임금제라고 하여 법정 공휴일, 토요일, 여름휴가, 설·추석 명절, 개인 결근, 회사 귀책 사유로 인한 결근 등 모두가 무급이다. 심지어는 경조사도 마찬가지다. 포괄임금제라고 하는 것은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힘든 경우에 적용되어야 하지만 근로시간이 일정한 조선소 노동자들에게도 강제적으로 적용하여 임금 착취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대주주라 국영기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런데 다른 대형 조선소는 오죽하겠나 싶다.

이런 상황에서 K조선 재도약을 말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굶어 죽지 않을 만큼 던져주면서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을 지키라는 것인데 단군 할아버지도 졸도할 일인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월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접공·도장공에 대해 운영해온 쿼터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생지옥 조선소에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들여 땜질식으로 인력난을 해결해보겠다는 것인데 소가 웃을 일이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비정상적인 고용형태인 아웃소싱으로 4대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채 위험의 외주화를 하고 있고, 심지어 있는 노동자를 계약 해지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3월에 대우조선해양 주주총회,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청와대, 거제시청에 다녀왔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공감한다고 말은 하지만 근본대책은 아직도 세우지 않고 있다.

K조선 재도약 전략으로 진정한 조선 강국으로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보름 정도 남았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생지옥 조선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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